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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퇴사생활

퇴사전 계획한 5가지 목표, 퇴사 버킷리스트 실행 후기

by 노마드낭만 2020. 6. 17.

회사에 퇴사한다고 이야기를 하기 전부터, 퇴사 이후 하고 싶은 것들을 메모해봤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놓치고 살았었나를 생각해보면서. 사실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오히려 특별하길 원치 않았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여유롭게 보내보는 게 첫번째 목표였기 때문.

 

퇴사 이후 챙겨야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키워드 위주로 정리해보았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할만한 5가지. 가족, 친구, 여행, 건강, 돈이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아니 어쩌면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도 본인의 시간과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들에 대한 퇴사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안 그럼 머릿속에만 맴돌뿐 실행하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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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1. 가족] 소중한 가족을 잘 챙기고 함께 많은 시간 보내기

 

가장 중요한 건데, 알면서도 잘 못 챙기는 존재. 가족이다. 그만 두는 걸 마음 먹고나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던 어느날 문득 엄마와 주고받았던 문자메시지를 봤는데 솔직히 좀 충격 먹었었다. 부재중 통화 이후 엄마는 내게 안부 문자를 보냈지만, 거기에 내가 보낸 답장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통화할 수 없습니다."

 

자동메시지만 반복해서 보낸 게 전부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했지만, 별말 못하고 퉁명스럽게 길어지는 통화에 투덜거리고 말았다. 그래서 퇴사 후 마음 먹고 2주 동안 집으로 갔다.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였다. 결론은 실패 ㅋㅋㅋㅋㅋ

 

나의 이런 마음을 모르는 엄빠는 휴가 때도 길어봤자 2일 정도만 집에 왔던 내가 더 익숙했나보다.

이미 엄빠도 내가 없는 본인들의 삶이 있었고 원래 계획대로 시간을 보내느라, 난 게스트에 불과했다.

 

그래도 평소보다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좋았다. 진작 이러지 못한게 마음에 걸렸는데.. 한편으론 너무 한순간에 변하면 오해를 받는다는 걸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랄까. 이미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되어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반성할 포인트가 충분했다. ^^

 

 

[키워드2. 친구] 바쁘다고 못 챙긴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기

 

회사에 있을 때 개인적인 전화가 오면 바쁠 땐 자리에서 받을 수밖에 없다. 주변에 통화소리가 들릴까봐 작고 차분한 목소리로 받곤 하는데.. 엄마도 친구도 회사에 있는 날 어색해했다. 엄청 딱딱하고 사무적인 목소리라 길게 통화하기 싫다나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회사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난 친구들에게 어색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생일도 못 챙기고 연락도 잘 안하는 바쁜 친구의 이미지로 굳어져버린 상태.

 

 

퇴사 이후엔 연락을 막 하기 시작하니 다들 반가우면서도 좀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너무 오랜 시간 그렇게 지내다보니 내 변화된 행동이 오히려 부작용이 된 느낌. 회사 때문에 연락을 잘 못하는줄 알았는데, 오랜 시간 그렇게 지내다보니 정말 난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회사 때문에 그런 사람이 되었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알 수가 없어졌다.

 

 

 

그래도 예전보다 자주 친구들과 연락하고 만나고도 있다. 먼저 연락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락을 먼저 안하는 사람이란 이미지와 함께.

 

 

[키워드3. 여행] 가족과 함께 꼭 여행 가보기, 제주도 1달 살기

 

회사 다닐 때 유일한 낙이 긴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가는 거였다. 그래서 퇴사하고 떠나는 여행은 그전과는 좀 달랐으면 했다. 여행지에서 엄마랑 둘이 여행 온 사람들을 보면 부럽단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함께 가보기로 했다. 몇십년간 함께 살던 가족인데, 막상 여행을 가보니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불편해하는지 전혀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왜 부모님과의 여행은 패키지를 선호하는지도 직접 경험하고나서 알게 되었고. 그래도 많은 에피소드들과 함께 추억을 만든 뜻깊은 여행이었다. 퇴사가 아니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였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ㅠㅜ

 

그리고, 한번쯤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를 해보고 싶어서 듀근되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갔다가 2주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운전도 못하니 이동도 자유롭지 못하고 무엇보다 햇빛이 너무 뜨거웠다. 무더운 여름 사무실 내 빠방한 에어콘에 길들여져서였을까. ㅠㅜ 상상했던 것처럼 자연과 여유가 함께하는 힐링은 아니였던 것 같다. 살았다기보다 관광을 한 건지도 모르고..

 

 

경험이 이렇게 중요하다. ㅋ 꼭 해봐야 아는 건 아니지만, 일 말고는 생각해본 적 없던 내게 모든 것들은 경험을 해봐야만 굳이 깨닫는 것이 되어버렸다. 회사라는 테두리 밖을 나오니 바보가 된 것 같았다.

 

 

 

[키워드4. 건강] 그동안 소홀히 했던 내 몸의 건강상태 회복하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 늦은 시간에 과자를 씹어먹거나 안주빨 세우며 술을 퍼마시는 편이라서 자연스럽게 건강이 안 좋아졌다. 거기다 숨쉬기 말고는 운동을 하지도 않아서 계단 몇 개만 올라가도 헉헉 숨이 가빴다. 

 

나이 한살 더 먹을수록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 몸뚱아리를 더이상 그냥 둬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요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몸이 얼마나 거지 같은 상태인지 깨달았다. 정말 기본적인 동작부터 되지가 않았다. 몸이 콘크리트처럼 굳어져버려 조금만 노력하면 될 거 같은 느낌이 아니라 아예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이 자세가 잘 안되는 분 있으실 거에요. 하지만 아파도 계속 해야 운동이 되는 거에요."

 

오,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었어. 다행이다, 싶어 고개를 들어 요가쌤을 봤는데 날 쳐다보고 이야기하는게 아닌가. 어.. 음.. 그래서 주변을 쓱 둘러보니 다들 연체동물인지 몸을 자유자재로 접었다 폈다 바디로 다양한 상형문자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난 목각인형처럼 삐걱대고 있는데.

 

 

무언가 뒤쳐지고 못하는 느낌을 받는게 싫었다. 아직 회사에서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느낌. 조급한 마음을 가다듬고 차근차근 따라해보았다. 안되던 동작이 점점 되기 시작하고 땀을 흘리고나니 개운해졌다. 마음이 상쾌해지는 기분. 이래서 운동을 하는구나.

 

 

[키워드5. 돈] 회사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돈 버는 방법 찾기

 

회사를 그만둬도 절대 자유로워질 수 없는 존재, 바로 돈이다. 금수저로 태어났거나 땅을 파면 돈이 나온다면 모를까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 있을까. 

 

 

난 바로 이직하는 걸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살길을 찾아봐야했다. 내 목표는 딱 이거였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 않는다! 주변에선 다음 살길을 만들어놓고 회사를 나오라고들 하지만, 일하면서 다른 것에 한 눈 파는게 스스로? 용납이 안되는 성향이기도 했고 내겐 그런 여유가 없었다. 시간도 마음도.

 

그래서 우선 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린 후 닥치는대로 돈문제를 해결할 거리를 찾아보았다. 새삼 알게 된 거지만, 방법이 참 많다. 문제는 너무나도 많다는 것? 그리고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단 리스크도 있고. 아직도 고군분투하며 도전중이지만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고통스럽진 않다. 새로운 목표가 생겼으니까. 하나씩 해나가며 배우는 것도 많고 성과가 난 것들도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다. 이렇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씩 이곳에 풀어볼 생각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5가지 변화의 키워드들 위주로 퇴사한 이후, 내 삶과 주변을 좀더 살피게 되었다.

꼭 퇴사를 해야지만 가능했던 것들은 아니였겠지만, 그것이 내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살면서 전환점이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하지만, 때론 스스로 만들어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나이 들수록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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